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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기

시카고에 도착해서

by wizmusa 2007. 8. 24.
2002/01/27 (일)

 시카고 예정 도착 시간에서 2시간이나 지체됐다. 정말 지루했는데 시카고의 시차를 고려하니까 1시간으로 줄어버렸다. 억울해 해야 하나. 시카고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시차에 따라 시계를 1시간 앞당겨 맞추는 것이었다.

Union Station Grand Entryway (Chicago, IL.)

Union Station Grand Entryway (Chicago, IL.)

출처: http://flickr.com/photos/sealine/929639905/

 내외관이 세련된 시카고역을 나오니 웬 거지가 나를 맞아줬다. 대충 넘기고 버스정류장을 찾고 있으려니까 계속 엉겨 붙어 동냥인지 협박인지를 해대며 기분을 상하게 했다. 무척 적극적인 거지로 기억한다.

 거지를 피하고 찾아낸 버스정류장에서 유스호스텔 가이드에 따라 #1 버스를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마침 정차해 있던 #151 버스 기사에게 물어 보았다. 아뿔싸, #1 버스는 일요일에는 운행하지 않는단다. 지하철을 찾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데 버스 기사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걸었다.

 "내게 너 만한 아들이 있다. (물론 영어)"
 "아, 예. ^^" (이건 대충 영어)
 "Have a seat."
 "What?"
 "Have a seat. (영어 실력이 시원찮은 걸 알고 쉽게 말해주는 중.)"

 거듭된 권유로 버스에 올랐다. 열심히 Broken English로 대화 하다가 의례히 국적을 말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버스 기사 아저씨는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갑자기 "안녕하세요."하고 한국말 인사를 했다. 한국말을 아주 조금 안단다. 결국 기사 아저씨는 호스텔에서 2블럭 정도 떨어진 정류장도 아닌 곳에 나를 내려 주면서 가야 할 방향까지 친절하게 되풀이 해서 알려주셨다. (못 알아들을까 봐. ^^) 몇 번이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Chicago hostel and the el

Chicago hostel and the el - 여기가 맞는 듯.

출처: http://flickr.com/photos/jmchuff/2301340588/

 쉽게 찾아낸 시카고 HI 유스호스텔은 지금까지 묶은 HI 유스호스텔 중 시설이 제일 좋았다. 미리 얘기하지만 앞으로 묶을 호스텔에 비해서도 최고였다. 안이나 밖이나 깨끗한 곳에서 12 + 24 + 10 + 2 시간[각주:1] 동안 지친 몸을 쉬게 되어 기분이 좋아졌다.

  1. 보스톤 - 버팔로: 12시간 / 버팔로: 24시간 체류 / 버팔로 - 시카고: 10시간 + 2시간 연착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