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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146

샌디에고로 가는 기차 안에서의 단상 (4) 2002년 2월 3일 (일) 디즈니랜드가 있는 Anaheim을 지나니 좀 높고 전망 좋은 언덕 위에 별장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주차해 둔 차들이 전부 대형 세단이었다. 심지어 미식축구가 아니라 미국의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soccer 경기장이 보이기도 했다. San Juan 역 주변에는 작고 예쁜 집이 아주 많았다. 선로 변의 카페테리아는 인상적이었다. 야자수, 침엽수, 선인장 외에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혼재해서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California에는 예쁜 기차역이 정말 많다. 이 역을 지나자 태평양이 보였다. 와 바다를 보며 가려고 일부러 객실 오른편에 앉았는데 보람이 있었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해변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비치발리볼을 하는 사람들만 좀 보였다. 종종 해변가의 집.. 2022. 7. 15.
wizmusa's Broken English (6) 2002년 2월 3일 (일)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은 특출난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이상에는 '완벽한' 영어 발음을 하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TV에 나오는 유학도 안 간 영어 강사가 유창하게 발음하는 건 그 사람이 그 만한 재능을 타고 났기 때문이지 노력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어디 가서 니하오 소리 듣기 십상인 Asian은 TV 뉴스 앵커처럼 발음해도 쉽사리 인정받기는 힘드니, 발음 연습에만 전념해서는 곤란하며 중고급 어휘를 익히는 편이 학습 효율이 좋다. 심지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조차 자주 쓰는 영어 표현이 다르다. 사투리라고 해야 할까? 나로서는 예시를 들기가 힘든데, 중학교 수준의 어휘를 쓰는 말이 화자의 출신지마다 어휘를 고르고 배열하는 양상이 다른 걸 겨우 두 달 여행했던 나도 알.. 2022. 7. 11.
샌디에고로 가는 기차 안에서의 단상 (3) 2002년 2월 3일 (일) 기록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아마도 로스엔젤레스에서 갈아 탔을 샌디에고행 Amtrak 열차 이름인지 코스 이름인지는 Surfliner였다. 다른 코스에 비해 신형인 기차였다. 출처: media.amtrak.com/2019/10/amtrak-pacific-surfliner-introduces-13th-roundtrip/ 시트에 붙은 배게 높이 조절이 가능했던 게 신기했던지 메모까지 해두었다. 테이블이 심하게 흔들렸다고도 썼는데, 아마 아메리카 대륙이 워낙 넓다 보니 유지 가능한 선로 품질이 그 정도여서였겠지 싶다. 뉴올리언스부터 같은 차에 있던 일본인 여행객도 주변에 앉아 있었다. 샌디에고까지 같이 온 건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멕시코까지 같이 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여.. 2020. 6. 7.
날짜변경선을 또 지났다 2002년 2월 3일 (일) 일어나서 제일 먼저 시간을 맞췄다. 뉴올리언스 시간으로 6:30에 일어났으니까 LA 시간으로는 4:30에 일어난 셈이었다. 기와처럼 보여서 신기했던지 노트에 적어 놓은 캘리포니아 주의 온타리오 역을 지나면서는 어렸을 적 서부 영화에서 보던 건축양식이 종종 보였다. Pomona 역도 역사 자체는 작은데 특이한 구조물이 예뻤다고 노트에 적어 두었다. My Train Set 다시 야자수가 많이 보이기 시작해서 과연 캘리포니아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듯싶다. 전날 El paso에서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는데 캘리포니아의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2014. 11. 19.
샌디에고로 가는 기차 안에서의 단상 (2) 2002년 2월 2일 (토) 먼저 "Hi!"하며 인사하는 게 좋다. 우리야 대충 영어를 하지만, 영어 외의 다른 나라말은 못하는 사람들로서는 동양인이 영어 구사여부를 모르면 불안해 한다는 느낌을 꽤 자주 받았다. 또한, 미국 문화는 eye contact 이후에 인사하는 게 정석이라 눈 마주치고도 그냥 지나가는 여행자에게 불안함이나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잦은 모양이다. 얘기를 길게 할 필요는 많지 않은 듯. 그건 그거 대로 어색할 것이다. ^^ 라고 노트에 적는데 건너편 자리에 있던 백인의 중년 아저씨가 한국인인지 물어왔다. 이때까지 일본인이냐는 물음만 받아 오다 한국인이냐는 물음을 처음 받아 신기하긴 했지만 listening은 돼도 speaking이 힘들었던 터라 한두 마디 대답한 후에는 대충 웃음으로.. 2014. 2. 16.
뉴올리언스 ~ 엘파소 (2) 2002년 2월 1일 (금) ~ 2일 (토) 사이 San Diego로 향하는 중 내 뒷자석에는 부부와 자녀 셋이 탔다. 이 아이들은 엄청나게 시끄러워서, 처음에는 부모들이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라운지 카에 데려가는 식으로 애를 썼지만 만 하루가 지나자 아버지는 어디론가 도망가버렸다. 나중에 보니 cafe car에서 직원들과 노닥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24시간 이상을 기차 안에서만 보내려면 아이들로서는 배기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시간이 좀 더 흘러서는 저만치 앞좌석 쪽에서도 아이 우는 소리와 함께 뒷자석 쪽에서는 연신 "Shut up, shut it up!"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세 아이의 어머니는 지쳐 쓰러질 지경에도 "Where's the shoes?", "Come here.. 2014. 2. 5.
노래하듯 안내하는 Amtrak 노래하듯 안내하는 게 Amtrak의 문화인가 보다. 다음과 같은 말은 흥얼거리며 방송하거나 승무원이 얘기하며 다녔다. 노트에 대충 끄적거린 거라 정확성은 보장하지 못한다. "Ladies and gentlemen! (Boys and girls!)" "May I have your attention, please." "Cafe car is opened for serving." "Thank you for choosing Amtrak." 2014. 2. 5.
뉴올리언스 ~ 엘파소 2002년 2월 1일 (금) 7:00 AM (NOL 기준) 7:35 AM (NOL 기준) 한국에서는 절대 보지 못할 풍경이라 정말 뚫어지게 주시했다. 수평선에서 보던 일출은 착시현상 때문에 갑자기 쓰윽 나와 버리는 듯 보이는데 지평선에서 보는 해는 그런 현상이 덜해 보였다. (해가 그냥 천천히 나왔다고 노트에 기록되어 있다.) Del Rio역에서 잠시 정차했다. 역에서 담배를 피울 만한 시간이 있다며 역무원들이 안내했다. 해 뜬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이라 주변의 아이들은 아직 자고 있었다. 나도 바깥 공기를 쐬고 싶어서 잠시 내렸다. 생각보다 쌀쌀해서 자켓을 챙겨 입어야 했다. Del Rio를 떠나니 목장이 한두 개 보였다. 노루 비스무리한 걸 세 마리 보기도 했다. 과연 서부로 가는 모양이구나 생각이.. 2011. 10. 5.
샌디에고로 가는 기차 안에서의 단상 2002년 2월 1일 (금) 돌아다니느라 적지 못했던 일들을 잊기 전에 적다 말고 차창 밖의 단조로운 풍경들을 지켜 보다 이런 저런 상념에 빠졌다. 어렸을 적에 했던 이라는 외화의 에피소드 중 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시간을 멈추는 초능력을 소소하게 써먹다가 핵전쟁이라는 파국 앞에서 절망하는 가정 주부의 이야기였는데 이런 소재로 상상의 나래를 폈다. 본래 이야기에서도 백화점에 가서 시간을 멈춘 후 여러 가지 옷을 입어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옷 말고도 가전제품이나 다른 신제품들을 써 보면 어떨까 싶었다. 에도 나왔듯이 너무 많이 쓰면 남들보다 빨리 늙게 되니까 작작 써야겠지만 말이다. 환상특급 80년대판 Twilight Zone: 시즌1의 큰 에피소드 4편을 중심으로 http://gerecter.egloo.. 2011.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