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28 (월)
John Hancock Center에 가려고 버스를 탔다. 늘 하던 대로 행선지로 가는지 확인했는데 버스 기사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아이 새앧 죤 행콕 센터."
"What?"
"죤 행콕 센터."
"What?"
"죤 행콕 센터얼."
버스를 세워 두고 이런 문답 아닌 문답을 서너 차례 더 했더니 버스에 탄 모든 사람들이 짜증을 느끼기 시작한 듯했다.

"히 새앧 쟌 행콕 쎄너얼!"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흑인 여성 톤 그대로여서 신기했다.)
결국 뒷자리의 아주머니가 버스 기사에게 내 말을 전해주었다. 그 아주머니의 발음을 듣고 나서야 interview[íntərvjùː]를 [이너뷰]라고 하던 미국식 발음이 생각났다. 정말 저렇게 발음하는구나 싶었다.
한국인이 구태여 미국인 본토 발음을 할 필요는 없지만 자음은 제대로 명확히 발음해 줘야 함을 요즘 들어 절감했는데, interview 같이 발음기호만으로는 실제 발음을 제대로 알기 힘든, 정확히 말하자면 같은 발음기호 놓고 지역마다 두드러지게 달리 발음하는 경우는 별 요령 없이 고생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국이나 미국이나 못 알아듣는 사람은 유독 못 알아듣는다. ESL 강사들처럼 한국인의 영어를 잘 알아들어 주길 바라는 건 무리지만, 최근에는 멕시칸이나 인디언(아메리카 원주민 말고 정말 인도 출신) 발음을 알아듣는 정도로 한국인 발음을 알아듣는 미국인들이 많아졌다고 하니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겠다. 자신 있게 의견을 피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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