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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기

시카고에서 만난 멕시코 이민

by wizmusa 2008. 9. 17.
2002/01/29 (화)

 아침에 밥을 먹고 호스텔 로비에서 노닥대려니 내가 쓰던 이층침대 아래 칸에 있던 멕시코인[각주:1]이 나왔다. 별 생각 없이 관광객이냐며 말을 붙였는데 아니란다. Sister가 일하는 호텔에 일자리를 구하러 왔다고 했다. 나 같은 한량이 아니구나 싶어서 자세히 보니 왼손의 손가락이 모두 잘려 있었다.

 '이크.'

 내 시선을 봤을까? 뜨끔해 하면서도 이대로 얘기를 끝내서는 안 될 듯하여 화제를 돌렸다. 이 얘기 저 얘기하다 보니 서로 자신은 영어를 20% 안다, 30% 알아 듣는다며 웃다가 결국 내 여행 얘기까지 하게 됐다. 처음부터 시카고에 온 것은 아니고 뉴욕을 거쳐 왔다고 했더니 자신은 위스콘신에 4년, 뉴욕에 3년 있었는데 손가락은 뉴욕에 있을 때 다쳤단다. 괜히 뉴욕 얘기는 해서 상처를 건드린 게 아닐까 머릿속이 복잡해짐을 느끼다가 건엽 형이 나올 때도 되어서 작별 인사를 했다.

 한참 얘기하던 도중인지 헤어질 때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미국여행은 하지만 다녀 보니 미국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고 했는데 그도 그렇다고 했던 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Flags at Chicago Immigration March

Chicago Immigration March

출처: http://flickr.com/photos/macsurak/235542375/

  1. 멕시코인인 건 조금 이따 얘기하다가 알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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