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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의 Buffalo역 2002/01/26 (토) 새벽 1시 9분에 Buffalo Depew역에 도착했다. Amtrak의 장거리 노선은 역무원이 깨워주기 때문에 승객은 그냥 맘 놓고 자도 된다. 내리는 거야 잘 내렸지만 막상 역사로 가보니 난감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라는 걸출한 관광지의 역답게 깨끗했고 도심과 거리가 멀어 노숙자가 없기 때문에 불안하지는 않았지만, 자그만 역사 안에서 다소 침침한 간접조명 아래 나 혼자 있으려니 한숨만 나왔다. 출처: http://flickr.com/photos/sheilaellen/112531542/ 계획은 첫차를 기다려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돌아와 역시 새벽 1시 9분에 오는 기차를 타고 시카고로 가는 것인데, 그 첫 단계인 첫차를 기다리는 게 왠지 짜증났다. 그레이하운드를 타면 시.. 2007. 7. 20.
wizmusa's Broken English (3) 2002/01/25 (금) Buffalo행 Amtrak은 Reservered Coach로 보스턴-뉴욕-워싱턴 구간과는 달리 좌석도 예약으로 정해진다. 의자 사이의 거리가 Unreservered Coach보다 멀고 등받이가 더 제껴지고 커튼이 있다. 장거리 노선이라 그런 듯 하다. 출처: http://flickr.com/photos/dantc/53738996/ 편한 자리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데 [캐페이]를 닫는다는 안내 방송이 몇 번 나왔다. 의자에 누워 뒹굴대며 신경 쓰지 않으려 하다가, 생각해 보니 cafe를 닫는다는 것 같아 부리나케 식당차의 카페에 다녀왔다. 하마터면 버팔로까지 7시간을 변변한 먹거리 없이 지낼 뻔 했다. cafe를 파닉스식으로 발음하면 [케이프]겠지만 프랑스에서 온 말은 끝의 e.. 2007. 7. 20.
보스턴에서 만난 녀석: 난 Fred가 아냐 (3) 2002/01/25 (금) 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호스텔 방에 들어가 짐을 챙기는데 윗침대의 약쟁이 녀석이 말을 걸어 왔다. "Fred, 당신 주위에는 사람이 오나?" '... 난 프레드가 아냐, 임마.' "여기(미국)에 친구가 많나?" "한 명 있다." "한국에도 친구가 있나?" "응." 생각했던 대로 왕따가 맞구나 싶었다. 질문이 계속 심각해지기도 했고 차 시간에 대기 위해 말을 끊어야 했다. "I don't speak English very well." 저런 식으로 대충 얘기하고 부랴 부랴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연락을 받을 수 있든 없든 의례히 주었던 연락처를 주지도 않았다. 솔직히 마리화나 싸들고 한국으로 찾아올까봐 친절히 대하기 무서웠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는 없.. 2007. 7. 19.
보스턴에서 본 TV (2) 2002/01/25 (금) 기차 시간이 약간 남아 호스텔에서 TV를 봤다. (1) 예전에 '베이사이드 얄개들'이란 외화에 나온 검은 머리에 체격 좋은 청년과 한국으로 치면 임하룡 씨 정도 되는 중년이 MC였는데 플레이보이지 모델을 상대로 팔굽혀 펴기와 팔씨름을 했다. 당연히 남자가 이기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여자가 남자의 낭심을 걷어 차서 쓰러뜨리고 게임에 이겼다. 이 나라는 이런 걸 내보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브리트니 스피어즈와 스캔들이 난 덕에 이름을 알게 됐다. 출처: http://flickr.com/photos/johnporcaro/316528497/ (2) 뭐라 뭐라 하는 박사가 키스 강의를 했다. 보통 사람들을 출연시켜서 실습도 시켰다. "혀를 쓰지 않고 윗입술을 빨고 자세는 .. 2007. 7. 19.
보스턴을 떠나기 전에 2002/01/25 (금) 아침에 되어 라면을 끓여 먹고 기차 예약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기 위해 Amtrak time table을 연구했다. 현정이가 준 머핀빵을 먹으며 어제 왔다는 한국 여행객과 얘기했다. 알고 보니 나와 같은 비행기편으로 미국에 왔고 역시 나와 같은 비행기편으로 한국에 갈 예정이었다. 나중에 보기로 약속하고 그 사람은 워싱턴으로 떠났다. 현정이도 코트로 갖춰 입고 나와 어제 얘기한 대로 프리덤 트레일을 돌러 갔다. 작별 후에 버팔로행 차를 기다리는 동안 기차 시간표를 제대로 볼 수 있을 때까지 더 연구했다. 알고 보니 쉽네. ^^ 2007. 7. 18.
보스턴에서 만난 녀석: 난 Fred가 아냐 (2) 2002/01/24 (목) 현정이와 헤어지고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어제 약하던 녀석이 음악을 크게 듣는 바람에 옆 침대 사람과 실랑이를 해서 잘 수 없었다. 약쟁이가 실랑이 끝에 유치한 말장난으로 일관하자 옆 침대 사람은 그냥 나가 버렸다. 무지 외로운 놈 같기는 한데 그렇게 마리화나를 하고 껄떡대기만 하면 결코 친구가 생길 리 없으니 안타깝긴 했다. 하지만 시끄러웠다. 게다가 이 녀석은 제 맘 대로 나를 Fred라고 불렀다. 짜증났다. 그런데 내가 대꾸를 않고 가만이 있자 생뚱맞게 한국말로 hello가 뭐냐고 물어 왔다. "hello is 안녕." "안니엉." 제법 잘 따라 했다. "Verry good! But I'm sleepy." 칭찬해 주고 잤다. 기특하긴 했지만 말을 더 나누고 싶지 않았다. 무.. 2007. 7. 12.
현정이 2002/01/24 (목) YMCA 일행들과 헤어지고 도너츠 하나를 사서 호스텔에서 먹는데 현정이를 만났다. 내가 다녀온 곳 얘기를 해주고 현정이가 다녀왔다는 LA와 샌프란시스코 얘기를 들었다. 여러 가지 얘기를 하다 보니 5시간이나 지나서 놀랐다. 거의 하루 종일 한국말을 떠들고 다닌 셈이었다. 보스턴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지나갔다. *** 현정의 추천을 받고 다녀왔는데 샌프란시스코와 소살리토 참 좋습니다. 2007. 7. 12.
보스턴에서 만난 한국 여행객 2002/01/24 (목) 결국 갈 데가 없어서 Boston Public Library나 갈까 하고 길을 걷다가 나와 같은 여행안내서를 든 한국 여행객들을 만났다. 별 생각 없이 "안녕하세요." 하고 지나치는데 나를 붙잡았다. 보스턴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어서 아는 대로 대답했더니 바로 근처의 YMCA에서 묶고 있다며 올라가서 얘기하잔다. 콜라를 얻어 마시며 여행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름: 보균/진천) 내가 이것저것 아는 만큼 말하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했는데 따지고 보면 내가 배운 것이 훨씬 많았다. 이들의 여행담을 듣다 보니 난 참 생각 없이 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YMCA_Boston 얘기를 하다 보니 저녁까지 있을 듯 했는데.. 2007. 7. 10.
보스턴의 Northeastern Univ. 2002/01/24 (목) Northeastern 대학의 Shillman hall에서 비를 피하며 한참을 쉬었다. 그 안의 카페는 학생 대상이어서인지 85센트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핫코코아를 팔아 횡재한 기분으로 즐겁게 마셨다. 보스턴에서 제일 싼 것 아닌가 싶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한가로워서였는지 스페인 계인 듯한 종업원 아주머니와 무슨 대화를 하다 나온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hot cocoa는 초코라떼라는 얘기를 들었다. 어느 새 비가 그쳐 다시 길을 나섰다. Shillman hall 내가 이 때에는 정말 무식한 상태에서 미국 여행을 온 거라, 미국에서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은 모두 스페인에서 온 사람인 줄 알았다. 2007. 7. 10.